미국에서 대학나온 사람이 한마디 합니다
저는 스탠포드에서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UC 버클리를 졸업하고 현재 샌프란시스코
체류중인 유학생입니다.
MBC스페셜을 보고 진짜 방송에서 저정도로 확실하게 나오면 인정하겠지... 했는데 끝까지
말도안되는 의혹들로 물고늘어지는걸 보면 안쓰러울 지경입니다.
일단 제가 미국에서 스탠포드와 비교적 가까운 대학을 나온 사람으로써 답할수 있는 의혹들
몇개만 한번 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이름 문제
타블로의 서류상 이름들이 Daniel Lee, Dan Lee, Daniel Seonwoong Lee, Daniel Armand Lee등
다양하다고 트집을 잡는데..
솔직히 미국 학교에서 동양계들 이름 그렇게 쓰는거 비일비재 합니다.
누가 미국 학교는 여권상의 공식 이름이랑 토시 하나라도 다르면 큰일난다고 "하더라"~
그러던데 완전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예를들어 김철수라는 한국계 유학생이 있다고 칩시다.
여권상의 영어이름은 Chulsoo Kim이 되겠죠. 그런데 학교에서 외국애들이 Chulsoo를
잘 발음을 못합니다.
그래서 Joseph이란 미국식 이름을 하나 갖기로 합니다.
Joseph Chulsoo Kim이 된거죠.
그래서 학교에 그렇게 말하면 학교는 그렇게 공식적 등록을 해줍니다.
근데 보통 일처리 할때 공문서 아니면 middle name까지 포함한 full name을 다 포함하진 않습니다.
그러면 그냥 Joseph Kim이 되는거죠.
Joseph의 애칭은 Joe가 되기도 합니다.
Daniel이 Dan이 되고 William이 Will이 되는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Joe Kim이라고 쓰기도 합니다.
그래서 평소 학교 문서에 Joseph Kim혹은 Joe Kim이라고 쓰다가 졸업할때가 됐다고 합시다.
졸업할때는 당연히 자신의 정체성의 하나인 한국이름을 넣고싶겠죠?
그런데 교수가 이름을 발음할때 헷갈릴수도 있으니 Chulsoo를 좀더 발음하기 쉽게 풀어서
Cheol-soo라고 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졸업자 명단에는 Joseph Cheol-soo Kim이라고 올라갈수도 있는겁니다.
미국은 시민에게는 Social Security Number 외국인에게는 Alien Registration Number이렇게
요구하는데 이것들만 확실하면 이름 여러개 쓰는건 전혀 문제가 없단 말입니다.....
2.지인 문제
왜 만난 사람중에 타블로와 같은 전공을 한 영문과 지인은 없냐고 합니다...
스탠포드가 있는 Palo Alto는 북 캘리포니아에 있는 정말 한적한 소도시입니다.
스탠포드가 있다는걸 제외하곤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도시란 말이죠.
그러니 졸업 후 몇년이 지난 후에까지 Palo Alto에 남아있는 졸업생들은 거의 전무할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스탠포드에 남아서 박사과정까지 밟는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면 말이죠.
근데 미국 학생들은 보통 새로운곳으로 가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스탠포드 졸업생들은 동부
아이비리그로 박사과정 많이들 갑니다.
실리콘 밸리가 그나마 근처에 있기 때문에 근방에 남아있는 케이스들은 이번 인터뷰에 등장한
브라이언 창같은 공대생들이겠죠.
아니면 샌프란시스코에서 금융/생명과학 쪽에 종사하던가요...
영문학 전공들이 팔로 알토에 남아서 할일은 정말 없을겁니다...
그리고 미국대학은 한국처럼 같은 "과"의 결속력이 강하지 않습니다.
같은 과라도 다양한 옵션중에 수업 몇개를 선택해서 듣는거기 때문에 항상 같이있지도 않고요.
오히려 기숙사 동기나 동아리 동기들과 훨씬 친해질 확률이 높죠.
3.교수 문제
미국 대학은 "담당 교수"의 개념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저 각 수업마다 다른 교수가 있을뿐...
물론 전공마다 Advisor라는 직책의 교수들이 있지만 그들은 전공을 정할때나 아니면
무슨 문제가 있을때 찾아가서 면담을 하지 않으면 그다지 볼일도 많이 없습니다.
물론 스탠포드는 제가 다닌 버클리보다 학생:교수 비율이 작으니 이야기 할 기회가
더 많긴 했겠지만 그래도 몇년후까지 기억할 친분을 쌓는 경우는 드물겁니다.
차라리 타진요분들이 교수 아니라고 말단 직원취급하는
-_- Judy Campbell처럼 Student Affairs담당에 있는 직원과 더 친해지는게 자연스럽죠.
타블로가 방송에서 말한 울프교수와의 친분은 다소 허풍기가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그게 그가 스탠포드를 다니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순 없습니다.
솔직히 자극적인 소재만 판치는 예능프로그램에서 허풍 안떠는 연예인이 어딨습니까?
4.스탠포드-하버드 라이벌관계
타진요에선 이 문제를 너무 단순한 흑백논리로 접근하는것 같습니다.
일단 스탠포드가 제 모교인 UC 버클리랑 라이벌인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1년에 한번있는 Big Game전야에 스탠포드의 상징인 나무를 태우는 의식도 여러번 해봤고..
학교에서 FUCK STANFURD라는 티셔츠도 자주 봤고요...
암튼 버클리에선 이 Cal-Stanford Rivalry에 되게 열올리는 편입니다.
빨강색 티셔츠만 입고 돌아다녀도 뭐라고 하는 사람도 가끔 있죠 ㅋㅋ
하지만 스탠포드측의 관점은 약간 다릅니다.
일단 버클리는 주립학교고 자기네는 사립입니다.
랭킹도 스탠포드가 좀더 높고요(학부만 따질때).
그래서 버클리랑 라이벌이라는건 인정하긴 하지만 자기네가 좀더 잘났고 우월하다는
태도를 갖고있죠.
그래서 자기들이 정작 견줘야 할 상대는 옆동네 버클리가 아니라 동부의
하버드라고 하기도 합니다.
제가 스탠포드 놀러가서 본 티셔츠중 Harvard Sucks. No one cares about Cal 이라는
문구가 적힌게 있었습니다.
대략 "하버드는 꽝이고, 버클리는 아무도 신경 안쓴다"라는거죠.
그러니 타블로가 하버드를 스탠포드의 라이벌로 꼽은게 아주 틀린말은 아닙니다.
물론 저같은 사람이야 버클리 얘기 안꺼내서 좀 빡치긴 하지만요 -_-+
5.졸업증명서 (Diploma)
왜 졸업증명서(Diploma)말고 성적증명서(Transcript)를 계속 내놓느냐고 하는데
이건 미국의 학위인증 시스템에 완전 무지하기때문에 나오는 발언입니다.
미국에선 졸업증명서야말로 정말 아무 의미없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합니다.
그냥 아무개가 우리학교에서 무슨 전공으로 졸업했다 뿐이지 구체적인걸 하나도
말해주지 않으니까요.
취직이나 대학원 진학에 필요한 모든 서류에서 Transcript을 요구하지 Diploma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학교 오피스에도 transcript담당 직원이 꼭 있고요.
전에도 타블로가 Transcript을 공개했고, 이번엔 눈앞에서 인쇄까지 해줬는데 이거에
대해 계속 따지고 다는건 어거지라고밖에 볼수 없습니다.
쓰다보니 꽤 길어졌네요...
사실 타진요에 올리고싶었는데 이미 강퇴된 상태라 다른분이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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