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김윤옥의 박물관 만찬은 미친 짓"

이천이 2012. 3. 28. 22:04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한 국가 정상들의 부인들을 초청해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1에서 가진 만찬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물관 만찬 논란은 역사학자인 전우용 씨(@histopian) 트윗이 도화선이 됐다. 전 씨는 28일 오전 트위터에 차례대로 숫자를 붙여 박물관 만찬을 비판하는 트윗을 연이어 게재했다.

전우용씨는 "1. 박물관은 어둠침침합니다. 빛조차 유물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온도, 습도, 냄새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박물관 전시실에서 국보급 문화재들을 늘어놓고 만찬을 하겠다고 하면, 그가 누구든 '미친 사람'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또 "2. 국립박물관 만찬에 참여한 어느 '후진국' 정상 부인이 자기 나라에 돌아가 똑같은 짓을 하려 할지도 모릅니다. 그 나라 박물관장이 '정상인'이라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어느 후진 나라에 가서 그런 황당한 경험을 하셨습니까?"라며 상식에 어긋난 행동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국내 언론에게도 비판의 화살이 겨눠졌다. 전 씨는 "대다수 언론들이 이런 '미친 짓'을 나무라기는커녕 '한국의 미(美)에 빠진 외국 정상 부인들' 같은 '미친' 기사를 써댔네요"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편은 4대강 사업으로 땅 속에 잠자고 있던 문화재들을 죽이고, 부인은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에서 만찬을 하는 만행을 저질러 국보들을 해치고..."라며 현 정권을 비판했다.

해당 트윗이 100회 이상 리트윗되며 화제가 되자 정미홍 서강대 교수가 "뉴욕박물관에서도 허락받으면 만찬을 열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전우용 씨는 "디너 파티를 위한 '특별 전시실'을 둔 박물관이 있다는 말은 들어봤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디너 파티를 위한 '특별 전시실'을 만들었다는 말은 못 들어봤습니다"라고 국내에선 해당사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만찬이 열린 기획전시실1에는 조선 목가구, 백자 달항아리, 분청사기 등이 전시돼 있었다. 김윤옥 여사는 만찬 환영사로 "국립중앙박물관은 5000년 한국의 역사를 대표하는 곳이며 2010년 G20 정상회의에서도 만찬장으로 사용된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G20 만찬 당시에도 전시실을 만찬회장으로 사용한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논란이 됐다.

국립 중앙 박물관 관계자는 "만찬이 열린 전시실에 전시된 유물들은 유리 벽부장 안에 격리돼 있으며 내부에 온도 습도를 자동조절하는 장치가 돼있어 만찬으로 인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네티즌은 전시실을 만찬회장으로 사용한 것에 대체로 부정적이다. 네티즌은 "후진국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 이 정부에선 왜 이렇게 자주 일어납니까"(@welove**) "한식 세계화 관련 구설수부터 시작해 털어야 될 것이 많다"(@lady**) 등의 의견을 내놨다. "김윤옥 여사 비난 말자. 청화백자에 오이소박이 안 덜어 먹은 게 어딘가(4kinod**)"라고 비꼬는 트윗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