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나무의 송년사

이천이 2010. 12. 30. 06:05

       
      
      나무의 송년사
      새싹이 돋고 꽃이 필 때
      키가 자라고 잎이 커질 때
      그 때는 모든 게 순탄하리라 믿었습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부드러운 바람맞으며 새소리 듣고 자라면 
      좋은 열매만 많이 맺을 줄 알았습니다. 
      어느 날 가뭄이 들어 목이 말랐습니다. 
      어느 날은 장마로 몸이 물에 잠겼습니다. 
      어느 날은 태풍이 불어와 가지를 부러 뜨렸고
      어느 날은 추위로 잎을 모두 떨구어야 했습니다. 
      온 몸이 상처투성이고 성한 잎 
      온전한 열매 하나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보며 슬퍼하지 마십시오. 
      나의 지난 한 해는 최선을 다했기에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다시 새해가 오면 나는 또 꽃을 피우고
      잎을 펴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상처와 아픔을 알지만
      출처 : 월간 좋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