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서산대사께서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詩중에서

이천이 2011. 8. 1. 10:30

    서산대사께서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詩중에서

     

    ** 人生 **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 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노.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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